아무도 아닌 / 황정은 저/ EPUB
아무도 아닌
황정은 저 |
새해가 시작하면 항상 다짐하는 것 중에 한 가지가 책을 많이 읽자는 것이었다.
작년에 읽을 기록을 보니 총 20권. 오호~~~
작년 연말에는 나라 돌아가는 꼴 보느라 거의 책을 읽지 못했는데도 생각보다 부지런히 읽었구나.. 싶다. 하나 아쉬운 점은 다양한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책을 추천받아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던 중에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책 게시판에서 함께 책읽는 모임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고 함께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선정된 첫번째 책 황정은 작가의 '아무도 아닌'
'아무도 아닌, 을 사람들은 자꾸 아무것도 아닌, 으로 읽는다.' 라는 글로 시작하는 단편 모음집.
장편 소설에 익숙해져 있어서였는지, 사실 처음에는 글 속에 빠지기가 어려웠다. 뭔가 글이 끝맺어지지 않는 느낌이기도 했고, 글 속의 주인공 나는 누구지? 남자인가? 여자인가? 계속 어떤 줄거리를 찾는데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첫번째 소설인 上行(상행)의 도입을 수 차례 읽다보니
책 안에서 문장이 보이고, 단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가의 묘사를 하나하나 쫓아가다보니 큰 줄거리보다는 그 문장 속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생각들이 읽히는 느낌이랄까...
그동안 가벼운 책 중심으로 읽어서였는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필력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특별히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물들 간의 갈등구조가 드러나는 것이 아닌데도 글 속에 깊이 빠져들었고, 한없이 먹먹한 슬픔이 느껴지기도 했다.
단편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여운이 남는 책.
왼발 한 발자국, 오른발 한발자국, 한 걸음씩 꾹꾹 땅을 밟으며 책을 읽은 느낌의
아무도 아닌.
2017.01.31~02.13
다음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