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정수임
- 출판
- 풀빛
- 출판일
- 2022.08.25
p.19
정상이나 비정상을 나누는 일 또한 '힘의 논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이야기. 이 힘은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오랫동안 굳어진 생각들과도 깊게 관련되어 있어. 성별, 나이, 인종, 직업, 학력 등에 따른 기대와 편견들이지 더군다나 이런 생각들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때로는 법으로 제한되거나 장려되기 도 하고, 관습처럼 세대를 거치며 이어지면서 자연스러운 것,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리기도 했어. "아니, 난 생각이 좀 다른데!" 라고 말하면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는','당연한 것조차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외계인이 되어 버리고 말지.
p.23
나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서나 같은 모습은 아니고, 어떤 모습이든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일부분일 뿐이야. 그런데 사람들은(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이 일부의 모습이 마치 나의 전부인 것처럼 알고 있거나, 혹은 당연히 어떨 것(어떠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사람은 누구나 '학생이라면, 학생이 아니라면, 친구라면, 딸이라면, 아들이라면, 엄마라면, 아빠라면...'과 같은 수많은 '~라면'들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이 라면들 중의 대표 라면은 '남자라면'과 '여자라면'이 아닐까 해. 생물학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을 나누면서 생겨난 '라면'들이야.
p.31
젠더는 생물학적 성별과는 구분해서 쓰이고, '성 역할을 의미한다'라고도 해.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은 바로 여성을 태어나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는 거야.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살아가면서' 성별에 따라 어울리는 삶이 있고 그것을 배우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는 거야.
p.111
남성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마치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일컬어 '맨박스'라고 해. 미국의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토니 포터(Tony Porter)에 의해 이름 붙여진 맨박스는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남자가 가지게 되는 생각들이야. 누군가를 책임진다거나 지켜 줘야 한다는 생각, 어떤 일이 닥쳐도 의연하고 씩씩하게 견뎌야 한다는 생각, 남성이나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는 생각 등등 일상의 언어와 습관에 맨박스는 아무렇지 않게 존재해.
'BOOK > 참고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학교에 호랑이가 왔다 / 김정신 (0) | 2025.05.27 |
---|---|
진짜 사나이 / 이영아 (0) | 2025.05.27 |
말라깽이 챔피언 / 레미 쿠르종 (0) | 2025.05.27 |
간호사가 되기로 했다-세브란스병원 간호국 남자 간호사 분투기 (0) | 2024.10.09 |
드라마로 풀어보는 교류분석 이야기 / 김경미 (0) | 2024.01.17 |
댓글